아이다. 생각보다 몸 상태가 안 좋았는지 피곤한 눈으로 공연을 관람했다. 그래서 눈여겨 볼 수 있는 포인트를 여러개 놓친 것 같아 아쉬움이 크다. 요새 내가 대극장 공연을 많이 봐서 그런지 디큐브 아트센터 무대는 생각보다 크지 않아 조금 답답한 느낌이 들었다. 아. 생각해보니 2층에서 공연을 봐서 그런 느낌이 났을 수도 있겠다.
요즘 어느정도 이름 있는 공연이라면 생음악으로 연주해줘서 참을 수 없이 좋다. 아이다 역시 생음악으로 공연을 이끌어갔다. 사람 마음을 휘어잡는 특유의 강약 조절이 참 마음에 들었다. 연기하는 모습과 지휘자를 계속 번걸아 봤는데, 지휘자 역시 힘 있는 지휘로 계속 내 시선을 이끌었다. 무대 사운드 장치가 꽤 좋은 편이라서 웅장하고 힘있는 음량으로 귀가 꽤 만족스러워 했다.
나는 소냐의 값어치는 익히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암네리스 역의 정선아와 그리고 누비아의 노예 중 여자 한명인데 이름을 모르겠다. 아무튼 이 둘 또한 쏘냐 못지 않게 엄청난 실력을 보여주었다. 라다메스 역의 김준현씨는 사실 조금 실망이다. 노래는 잘 부르시는데 힘이 부족한게 느껴졌다.
아이다의 가치는 1막에서 다 보여준다는 말이 있었는데, 나는 2부도 나름 인상 깊게 봤다. 1부는 화려한 군무와 힘있는 가창력을 앞세웠다면 2부는 적절한 위치 설정과 아름다운 연출로 애절한 마음을 한데 표현했다. 요즘 연출 기술은 날로 발전해서 내가 보는게 영화인지 뮤지컬인지 헷갈릴 때도 있다. 밑에 사진을 보면 삼각에 세배우가 각 꼭지점에 서서 노래를 부른다. 그 노래가 삼각형 모양으로 내게 달려드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실제로 공연을 보면 사진을 보지 못하는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아쉬운 점은 약간 과도한 리액션이 있었다. 극 중간중간 재미를 더하기 위해서 사용하는데 음.. 솔직히 재밌는 것도 많았는데 약간 뺐으면 하는 부분도 많았다. 지금 잘 기억이 안 나는데 예를들면 죽을 때 꼴가닥 하는 그런 과장된 몸짓 표현. 약간 저렴한 표현들도 있었다.
어쨌든, 아이다. 이름값 하는 공연이었다. 피곤한 몸이 섬세하게 받아들이지 못해서 아쉽긴 하지만 나름 인상적이고 만족스런 공연이었다. 이름있는 공연에 비해 가격도 그렇게 비싼편도 아니다. 괜찮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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