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점
1. 즉흥적인 애드립. 매 공연 예상치 못한 재미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음. 일정한 약속을 정해두고 그 약속을 조금 느슨하게 잡았을텐데, 예상치 못한 상황에 배우들이 꽤 능숙하게 대처하는 점이 장점. 하지만 예상치 못한 상황에 대처하는 능력은 어느 정도 한계가 있는듯. 그래도 재미있는 상황에서 함께 웃고 넘어갈 수 있었음. 한편 이렇게 즉흥적인 상황이 많이 반영되므로 연극의 수명이 길어질 수 있는 게 아닌가 싶었다.
2. 무거운 소재를 해학적으로 풀어가려고 함. 그들의 설명을 빌리자면 '블랙 코미디'. 결과물은 어찌되었든 시도 자체가 좋았음.
단점
1. 개인적으로 아쉬운 부분이겠지만 끝까지 능청스러움을 유지 못해서 아쉬웠음. 같이 웃고 즐기는 게 더 재미있는지, 웃기는 쪽에선 끝까지 자연스러움을 유지하는 게 더 재미있는지는 개인이 판단할 문제겠지만, 아쉬웠음.
2. 우스운 부분이 강해서 주제적인 부분이 소외되는 경향이 있음. 주제에 대해서 할 이야기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못내 아쉽다. 자살이 결국은 어떻다는 것인지, 우습게 풀어나가면서 화두를 던질 수 있었다면 조금 더 완성도 있는 연극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총평
코믹한 부분이 강화되면 반대급부로 진중한 내용이 사라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죽여주는 이야기는 균형이 잡힌 상태에서 코믹 쪽으로 두어, 아니 서너, 아니 너덧...걸음 더 나아간 작품인 듯하다. 그래도 진중함을 아예 빼버리진 않아서 연극을 보고 적어도 남는 건 있었다.
역시 재미있게 웃고 나면 남는 게 없는 연극이겠지만, 여운이 그래도 살아있다는 점에선 긍정적이라 본다. 재미는 확실히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