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밤, 술 기운에 주저리 주저리 디씨에 글을 올렸었는데 그 글을 그대로 따오면,
(다시 쓰기 귀찮니즘이...)
---------------아래부터 스포 다량 함유 ----
어떻게 글을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나는 이 극이 남자을 위한 극이라 생각해..
같은 남자로서 안타까움이 많이 느껴졌거든
극을 이끄는 장정이란 인물은
어릴때부터 남자라는 이유로 남자기때문에
억압을 많이 받아왔지 아버지로부터...
그러면서도 어머니의 힘든 모습도 보고
어리고 장애가 있는 여동생도 챙겨야 하고
철 없는 남동생도 있고...
때로는 나약해지고 싶지만..(여동생을 챙기는 모습에선)
자신이 집안을 책임져야 한다는 그것이 자신이 역할이라는
그 모습에서 결국은 자신이 해야하는 것이 정확히 어떤 것인지 모르고 보고 자라왔던 모습이 남자다운? 아버지의 모습이라는 게...
결국은 알파치노 꼴레오레를 꿈꾸는 그것이 족쇄인 마냥 행동하는 그 모습이 너무 안타까웠어...
그리고 그와 정반대의 인물 단단은 장정의 내면을 이야기 한 것이 아닌가 해
달래를 돌보고 남동생 유정을 챙기면서. 한편으로는 장정을 부정하며...
크라이막스의 단단이 상의를 벗으면서 오열하는 그 모습이
장정의 내면이 아니었을까...
그 와중 무대는 정말 난리 나는 듯...
장정의 공간은 전부 네모야... 문.. 바닥, 창문, 액자, 거울... 화투패 그리고 처음에 쓸데없다 생각 했던 천장에 달려있는 기둥조차...
공간에 갖혀있는.... 어쩔 수 없이 갖혀있을 수 밖에 없는 장정의 현실을 보며...
남자로서 남자다움을... 쪽팔릴 수 없는... 남자일 수 밖에 없는 그 안타까움을 느꼈기 때문에...
그 와중 단단의 공간은 원형이라는 게.. 유선이 있다는게.. 대조적이라...
연출의 박수를 무대의 박수를... 배우들의 연기에 박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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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글에 이어 몇마디를 두서없이 덧붙이자면,
우선 '류승범'이 연기하는 장정을 너무 보고싶다.
내가 본 '박해수'의 장정이 나빴다라기 보다는 장정이라는 인물은 우리가 영화나 드라마에서
많이 봐 온 '류승범' 그 자체였다.
그래서 그가 펼치는 장정의 희노애락이 더 몰입하고 더 공감 될 것 같다는 느낌적인 느낌!!
2막 크라이막스에서 단단이 상의를 벗는데..
사실 나는 시각적으로 많이 공감이 안되더라..
남성의 폭력적인 성향을 지양하는 단단이...
그 어떤 남성보다도 남성적인 몸을 갖고 있다는 것이...
그의 독백, 표정, 몸짓을 보기도다는 선명한 복근에 눈이 더 가는 것은....
단단의 감정을 느끼기전에 시각적으로 이미 정신을 뺏겨버려 많이 아쉬웠다.
-------------------------추가 170307 -----
다시 생각해보니 단단의 몸에는 또다른 의미가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든다..
단단이 장정의 내면이든 아니든.. 어쨋든
여장남자의 설정을 위해서라면.. 어찌됐건 실오라기 걸치지 않은 모습에서는 남성의 모습이 보여야 할 것이고,
그것이 두드러지게 보이려면, 근육이 잇어야 함은 자명한 사실이거니와..
이것이 연출과 맞닿아 있다면, 오히려 단단의 생각과 행동과 말투와는 다른
대비되는 단단의 껍데기는 벗어날 수 없는 또다른 억압을 표현한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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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내 연주되는 베이스는 정말 기가 막히다.
엔딩에서 유정과 장정이 대립하는 과정에서 무대 뒤편 문이 열리는데...
좀 작위적으로 여는 듯한 느낌이 강해, 그 심각한 과정에서 피식하고 웃음이 나더라......
좀 더 자연스러웠다면...
결론은 '류승범'이 연기하는 장정이를 또 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