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정전 60주년 기념으로 국방부에서 창작 뮤지컬 '프라미스'를 선보였다. 국방부에서 만들어서 그런지 정훈과 관련된 내용이 강할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해오름극장에 당돌하자 생각보다 거대하고 멋진 외관에 공연에 대한 기대심이 샘솟았다. 해오름극장 야경은 남산타워와 어울어져 참 예뻤다.
극장 안은 겉이 거대한 것과 비례하여 굉장히 컸다. 내 좌석이 앞 쪽이긴 했지만 세상에 카메라에 무대를 다 담을 수 없었다. 그래서 맨 뒤로 가서야 찍을 수 있었다. 게다가 연습하는 오케스트라의 사운드 또한 굉장했다. 관람하기 참 좋은 시설이었다.
국방부에서 만든 것 치곤 생각보다 출연진이 화려했다. 대부분이 군인이어서 그렇지만 말이다. 나는 비교적 앞 쪽에 앉았는데 세상에 진짜 군인이 나와서 그런지 군대 있을 때의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출연진에서 난다기보단 소품에서 나는 냄새 같았는데 약간 땀 냄새 같은 느낌이었다. 뭔가 군대의 향수가 샘솟는 기분이었다.
출연진에 대한 간단한 소감을 해보자면.. 음 음.. 사실 그닥 눈에 뛴다거나 매력적인 소화력을 보여주는 캐릭터는 없었다. 지현우는 비주얼은 화려했지만 그 뿐. 뭔가 카리스마라든가 무대를 이끌어가는 힘이 없었다. 김무열도 팔 근육만 우락부락했지 어떤 임팩트도 느낄 수 없었다. 이현은 굉장히 노래를 잘 부르긴 하는데 생각보다 대사가 잘 안 들렸다. 고음할 때는 잘 들리긴 하는데 아쉽다. 감초 역할로 윤학과 이특이었는데, 이특은 생각보다 캐릭터가 실제 모습과 맛물려 잘 살려낸 것 같았다. 목소리도 역할과 잘 어울렸다. 무전병의 배승길은 감기가 걸렸는지 코맹맹이 소리에 듣기 싫었다. 전체적으로 스토리가 부실해서 그런지 배우들 또한 힘이 없었던 느낌이다. 무슨 모습을 보여주었던건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시놉시스를 보면 생각보다 간단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 같은데, 막상 공연을 보게 되면 상당히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생각보다 내용의 구심점이 약하고 서브 플롯들이 어수선하게 이어진다. 텔레비전을 보면서 채널을 이리저리 바꿔서 보는 듯한 기분이 든다. 더불어 대사가 잘 들리지 않으니 이거 여간 집중하지 않으면 내용을 자세히 알 수 없다. 더불어 내용 또한 국방부에 만들었음에 불구하고 정훈적인 이야기들이 부족했다. 캐릭터를 강하게 만들기 위한 방편이긴 하지만 전장에서 상관에게 대드는 건 사형감 아닌가. 그리고 군 이탈같은 비교적 비교육적인 내용들을 담고 있어 아쉬웠다. 게다가 사나이의 열정을 느낄 수 있는 카리스마가 아닌 오글오글거림이 가득한 대사들도 가득하다.
연출적인 것도 좀 아쉬웠다. 대단히 커다란 공연장인데 불구하고 공연장을 메우는 듯한 장면이 두세번 밖에 보질 못한 것 같다. 그 외에는 뭐야 이거 왜이리 쓸데없이 큰 곳에서 공연해 하는 느낌이 들었다. 군인들만 엄청 뛰어다녀야 해서 불쌍해 보였다. 군인이라면 무대를 메울만한 수많은 군인들의 군무가 있어야 했는데 통일성은 상당히 결여되어 있었다. 솔직히 일사분란한 모습이 주된 기억이다. 뭐 마지막 씬이 어떤 거였는지 기억은 안나지만 상당히 멋졌던걸로 기억한다. 보면서 우와가 육성으로 나왔으니 말이다. 오케스트라와 앙상블 정말 대박이었다. 특히, 나는 우퍼의 느낌을 상당히 좋아하는데 북이 가슴을 울리는 듯한 힘과 긴장감을 만들어줘 참 좋았다. 프라미스는 솔직히 다른건 다 망했고 마지막 씬에서의 그 울림만이 내세울만하다.
추천하기에는 아쉬운면이 너무도 많다. 심지어 옆에서 보시던 분은 1막이 끝나고 돌아오시지 않았다. 그래도 뭐 좋아하는 연예인이 있다면 가까이서 볼 수 있으니 가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